중독된 여체 - 하편

중독된 여체 - 하편

투딸 0 384

승주, 승우의 끝나지 않은 시간 - 약속된 3일 간의 섹스 

 

 

 

 

“·····.” 

승주의 얼굴이 급격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망설이고 당혹스러워 하는 자신의 마음과 달리 승우의 자지는 너무도 부드럽게 자신의 보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남편의 자지를 수도 없이 받아보기는 했지만 남편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하던 묵직함이 삽입되는 순간부터 보지 둔덕을 압박하고 있었다. 허나 승주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은 그 압박감이 전부는 아니었다. 결국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가고 있다는 죄책감도 있었고, 자신이 너무 쉽게 승우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도 승주의 미간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 일그러짐은 이내 하나로 집중되고 있었다. 

보지 깊숙이 들어온 승우의 자지, 그리고 맞물린 하체로 인해 더 이상의 전진이 막혔음에도 승우가 계속 하체를 밀착하자 보지 안의 귀두가 자궁 입구를 건드리는 느낌을 받았고, 그 감촉에 승주는 자신도 모르게 승우의 옆구리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 

움켜쥔 승우의 옷자락이 당겨졌다. 

한없이 밀어대던 승우의 자지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다 빠르게 밀려들어오자 입술을 벌리던 승주의 손이 승우의 옷자락을 힘껏 당겼다. 

너무나 달랐다. 

느낌도 달랐고, 보지를 가득 메워가는 자지의 크기도 남편과는 너무 달랐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다른 것은 승우의 물건을 받아들이며 느끼는 자신의 보지였다. 

단 한 번의 찌름에도 둔덕에 잔뜩 힘을 줘야할 만큼 보지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자지로 인해 보지 안의 속살들이 살며시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다시 한 번 뒤로 물러나던 자지가 들어오는 순간 승주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승우의 자지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승주는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아흣!” 

마침내 터진 신음, 

굳게 입을 다문 채 애써 참아내려던 신음을 승주는 결국 내뱉었다. 

섹스가 시작 된지 몇 분이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사타구니에서 짜릿함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남편과의 섹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이른 감각이었다. 

정상위만을 고집하는 남편은 그 삽입도 부드럽기만 했다. 하지만 승우는 달랐다. 

속도는 둘째 치고라도 깊은 삽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남편도 사정이 가까워지면 깊은 삽입을 시도하기는 하지만 승우처럼 보지 깊숙한 곳을 찔러주지 못했다. 그랬기에 승주는 낯선 감촉에 짜릿함을 느껴갔다. 그리고 삽입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자지가 깊게 박히자 승우의 등 뒤 어깨 부근을 두 손으로 감싸 잡고 있었다. 

“하학! 학, 하흑!” 

연거푸 터지는 신음, 

승주는 삽입이 빨라지며 신음을 참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뱉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신음은 승우의 귓전을 파고 들어가 승우로 하여금 승주를 몰아붙이는 힘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승우는 더욱 세차게 자지를 박아댔고, 그런 승우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승주의 보지고 어느덧 보짓물을 뒤집어쓰며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서히 자신들의 현실을 잊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육체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감흥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승주의 변화가 더 빨랐다. 

보지를 파고드는 묵직한 감촉과 속도가 높아지며 급격하게 커지는 짜릿함에 지금 자신이 남편이 아니 다른 남자와 섹스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잊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승주의 보지 둔덕과 사타구니에 퍼지는 짜릿함은 승주가 처음 느껴보는 커다란 감각이었다. 

결코 단 한 번도 없었다. 

남편은 전해주지 못하는 짜릿함이었다. 

어쩌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받아 들였다는 금단의 감각이 더해져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짜릿함은 정말이지 처음 느껴보는 낯선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승우도 비슷했다. 

정말이지 이 년 만에 안아보는 여자의 육체였다. 

그간 기회가 없지는 않았지만 일부러 피했다. 특히 돈을 주고 하는 섹스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여자를 안아보지 못했던 승우는 자신이 파고드는 보지의 속살들에 부드러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비록 익숙하지 않은 탓에 자신의 움직임에 제대로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승주의 움직임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승주의 모습을 보며 힘이 났다. 승우는 생각보다 승주의 육체가 예민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지가 보지에 박힐 때 마다 둔덕을 움찔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자신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가지게 할 만큼 승주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런 자신감을 얻은 승우가 승주의 다리를 잡아 두 팔에 걸고 상체를 숙여 입맞춤을 하려했다. 

입안이 메말라가던 승주는 반갑게 승우의 입술을 받았지만 숙여진 상체로 인해 자신의 하체가 들려지자 입술을 벌리며 입맞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승주의 팔뚝을 움켜잡은 승우가 그 자세 그대로 자지를 내리 꽂았다. 

“아윽!” 

승주가 입술을 떼며 짙은 신음을 내뱉었다. 

아까보다 더 깊게 자지가 보지에 박혔고, 귀두가 자궁입구까지 찔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승우가 자지를 박아대던 순간 입술을 악 다문 승주의 얼굴이 뒤로 제쳐 지며 턱이 들려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목선에 드러난 핏대, 

그건 승주가 지금 느끼는 짜릿함이 어떤 것인지 목선에 그대로 들러나고 있었다. 

“하읏! 으읏! 읏!” 

연거푸 터지는 승주의 신음, 

그리고 그 만큼 빨라지는 삽입 속도, 

하체만을 벗은 채 엉켜있는 두 사람의 하체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 

하체만을 벗은 채 섹스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조금은 묘해보였지만, 승우의 자지를 받아 들이며 보짓물에 한껏 젖어들어 있는 승주의 보지는 그 묘함을 지워버리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 묘함 속에 묻어있는 머뭇거림이 조금 이르게 섹스를 끝내려 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섹스였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해보는 섹스였기에 많은 것을 할 수가 없었다. 

짙은 애무도 없었었다. 

알몸이 되어 상대방의 체온을 고스란히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다. 

체위를 바꿀 수도 없었으면, 섹스 속도를 조절하며 달콤한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다. 

그렇다고 승주 스스로가 승우의 움직임에 맞춰 보조를 맞추지도 못했다. 그러기에는 승우와의 섹스에서 느끼는 낯설음과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이 너무 컸다. 

그랬기에 승우의 직진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빠르게, 더욱 깊게 찔러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승우는 만족한 듯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도만큼 승주의 벌어진 사타구니에서는 살갗이 부딪치는 턱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진득한 소리는 짙어진 승주의 신음과 함께 거실을 채워가고 있었다. 

그 순간 묘하게도 화면에서도 두 주인공 남녀가 침대에 누워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아윽! 하아, 하아학·····.” 

승주의 신음이 격해졌다. 

그만큼 승우의 공격이 빨라진 것이다. 

그리고 사타구니에서 퍼지던 짜릿한 쾌감이 급격하게 하체 전체는 물론이고 턱밑까지 치솟고 있었던 것이다. 

“아! 승주씨·····.” 

그 순간 승우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며 승주를 불렀다. 

사정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때 승주가 불현듯 정신을 잡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다. 섹스는 모르지만 질 내 사정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위험을 감수 할 수는 없었다. 승주는 온 힘을 다해 승우의 아랫배를 밀었다. 

“하아! 안 돼요, 안에다는···.” 

승주는 온 힘을 다해 말했고, 그 소리를 들은 승우가 걸었던 다리를 풀고는 승주에게 밀착하며 승주를 힘껏 안았다. 

“괜찮아요, 나 수술했어요. 걱정 말아요.” 

“······.” 

말을 마친 승우가 자신을 힘껏 안으며 목덜미에 입맞춤을 하고는 다시 삽입 속도를 높이는 순간, 승주는 애써 지탱하던 실 하나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이뤄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던 그 부분마저 이젠 의미가 사라져버린 것과 관련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너무나 쉽게 손길을 허락했던 보지, 

그것도 모자라 섹스마저 허락한 지금 승우가 쏟아낼 정액마저 질 안에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승주로 하여금 황망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승주는 이내 그걸 잊어야 했다. 자신을 안은 승우가 마지막 공격을 퍼부었고, 턱 밑까지 차오른 희열의 쾌감에 몸이 떨려왔기 때문이다. 

승주가 다시 승우의 등을 안았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 안은 두 사람의 미간이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비록 전진만을 해야 하는 단조로운 섹스였지만, 두 사람에게 그건 아무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저 처음이라는 설렘과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자신들이 넘었다는 금단의 희열만이 두 사람에게 깃들어 있는 듯이 보였다. 

“하읏! 으읏, 읏, 아으····.” 

“하아, 하, 허헉···.” 

날카로워진 승주의 신음과 가빠지는 승우의 숨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지막을 향해 온 힘을 다하기 시작했다. 

승우의 등을 힘껏 안은 승주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짜릿함을 참아내며 승우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고, 승우는 처음 갖는 승주와의 섹스에서 승주를 만족시키랴 하는 듯 더욱 세차게 자지를 박아댔다. 

“아! 승주씨·····. 아···!!” 

“하흑!” 

마침내 끝이 왔음을 알린 승우가 엉덩이를 힘차게 내리 꽂고는 그대로 하체를 밀착하는 순간 턱 밑의 절정을 참아내던 승주가 긴 탄식과 함께 승주의 등을 힘껏 끌어안고는 잔뜩 찡그린 얼굴을 승우의 어깨 부근에 가져다 댔다. 

승주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보지 안으로 쏟아지는 정액의 감촉을 말이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지만, 남편의 정액이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이 보지에 쏟아지는 느낌은 몸이 떨릴 만큼 새롭기만 했다. 정관 수술을 했다는 승우의 말을 믿고 정액을 보지에 받고 있지만 만에 하나 그것이 거짓이라면 자신은 돌일 킬 수 없는 사태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전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희열의 감촉과 함께 온 몸을 휘감았다. 

그렇데 두 사람의 첫 번째 섹스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우리 어떡해요?” 

“······.” 

아직도 삽입을 풀지 못한 채 자신을 안고만 있는 승우에게 승주가 나지막이 물었다. 

승우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자신도 몰랐다. 앞으로 이런 시간을 계속 가질 수 있을지, 아니면 오늘을 마지막으로 승주가 자신을 멀리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전자의 경우이고 싶었지만 자신보다 먼저 입을 여는 승주의 행동이 그걸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흘러가던 순간 승우의 입이 열리고 있었다. 

“난 후회하지 않아요. 날 용서하지 않겠다면 그렇게 해요.” 

“······.” 

승우의 말에 승주의 눈이 살며시 감기고 있었다. 

후회스러움이 밀려왔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자신을 자책했다. 

허나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사태는 예견 된 사태였는지 모른다. 서로의 룰을 깨고 몰래 승우를 훔쳐보던 순간부터 이 상황은 시작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로 인해 자신이 승우에게 낯설음을 가지지 않게 되었고, 아픈 승우의 집을 선뜻 찾아왔으니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승주가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잠시 다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승주가 입을 열려하고 있었다. 

“부탁이에요. 말해줘요. 앞으로 우리 어떡해야 하는지.” 

승주의 말에 승우가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생각했다. 

앞으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이런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솔직히 말해야 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이제 더 이상은 만나지 말자고 자신이 먼저 말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승우는 고민하고, 고민했다. 

“나, 솔직히 말하고 싶어요.” 

“·····.” 

이어 던져진 승우의 한 마디에 승주의 눈썹이 꿈틀했다. 솔직히 말하고 싶다는 승우의 말이 궁금해 졌다. 

“승주씨 계속 보고 싶어요. 그리고 욕심도 나고요. 난, 나는····.” 

승주의 눈동자가 떨렸다. 

자신을 계속 보고 싶고, 욕심이 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오늘의 섹스가 이어진다는 의미였다. 이미 한 번의 섹스가 끝났기에 이제 그 횟수는 의미가 없어져버린 상태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관계를 계속 지속할 자신이 승주는 없었다. 

오늘의 섹스에서 느껴본 희열과 쾌감이 너무 새롭고 크기는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승주의 머릿속에 오늘 남편이 집에 없다는 사실이 자꾸 맴돌았다. 그리고 맴도는 생각과 함께 조금 전 섹스의 끝머리에서 느껴지던 쾌감과 보지에 쏟아지던 정액이 감촉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었다. 

승주는 다시 눈을 내려 감았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눈을 뜨고 있었다.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 

“·······.” 

승주의 말에 승우가 천천히 얼굴을 들어 승주를 응시했다. 

섹스가 끝나고 처음으로 마주친 시선이었다. 승주는 승우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승우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직도 자신의 보지에 머물러 있는 자지가 숨이 죽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무슨 약속을 하면 되는데요?” 

승우의 말이 전해졌다. 

“오늘까지 삼일 만이에요.” 

“·····.”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승우가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삼일이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약속해줘요.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했던 그 순간으로 말이에요.” 

승우의 그제야 삼 일의 의미를 이해했다. 

지금 같은 시간을 삼 일만 허락하겠다고 승주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허락했던 삼 일이 지나면 얼굴을 모르고 지내던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말이다. 

“싫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직설적인 승우의 물음에 승주가 잠시의 틈을 두고 입을 움직였다. 

“안 볼 거예요, 전화도 안 받을 거고···.” 

“······.” 

승우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승주의 눈빛에 단호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다만 의아한 것은 그런 단호함을 보이면서 왜 삼일의 시간을 주었는지 궁금했다. 

“왜 삼일이에요?” 

이어진 승우의 물음에 승주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승우를 응시했다. 

“몰라요. 그건, 그냥 승우씨에게 주는 선물인가 봐요.” 

승주 자신도 왜 삼일을 이야기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냥 나온 말이었다. 그랬기에 승주는 선물이란 단어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승우가 그런 승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승주도 애써 승우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었다. 

“알았어요, 대신 나도 부탁하고 싶은 거 있어요.” 

“그전에 내가 먼저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뭡니까?” 

“정말 괜찮은 거죠?” 

“네?” 

“····.” 

승우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승주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런 승주를 바라보던 승우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걱정 말아요, 수술 했어요. 염려 말아요.” 

“·····.” 

승우의 다짐에 승주의 얼굴에 안도감이 퍼졌다. 

“이제 내 차례인가요.” 

“·····.” 

승주가 승우의 말을 기다렸다. 

“그 삼 일 동안 최선을 다하게 해줘요.” 

“최선?” 

“네, 승주씨를 삼 일 동안 내 여자로 생각하도록 해줘요. 그런 마음으로 지내고 싶어요.” 

승우의 말에 승주는 가슴이 괜히 설레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여자로 느끼게 해달라는 부탁이 싫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삼 일의 시간을 허락했지만 그 삼 일 동안 그런 마음으로 지내는 것이 자신에게도 편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승주는 그걸 말하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그 삼 일의 의미가 너무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나 역설적으로 승우에게 승주의 침묵은 승낙의 의미로 받아 들여졌다. 그랬기에 승우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승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포갰고, 승주는 그 입술을 피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받아 들였다. 

그렇게 입맞춤이 이어지던 순간 승우의 자지가 보지에서 빠져 나왔고, 승주는 아랫도리를 가득 채우던 무언가가 빠져 나간 느낌에 허전함마저 느끼며 입맞춤을 이어가고 있었다. 

 

 

 

 

“······.” 

한적함이 깃들고 있는 집안을 둘러보며 승주가 힘없이 소파에 앉고 있었다. 

복잡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일부러 시장을 들러 장을 봐왔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타구니에서 얼얼하게 느껴지는 감촉에 굳은 표정을 짓던 승주가 조금 전 승우와 벌였던 섹스를 떠올리고 있었다. 

남편 말고 처음으로 받아 본 남자의 육체, 

그리고 보지를 가득 메우며 자신을 뜨겁게 만들었던 승우의 자지 감촉을 떠올리며 승주는 조금 전의 섹스에서 느끼던 황홀하고 짜릿했던 희열의 감각을 기억해 냈다. 

오로지 삽입만으로 이루어진 섹스였음에도 너무나 짜릿했던 그 감촉, 그건 분명히 남편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희열임은 분명했다. 

정상위만을 고집했고, 격정적인 섹스를 하지 않은 남편이었다. 

그래도 아무런 불만은 없었다. 살아오며 남자란 남편밖에 없었고, 섹스란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다. 자신 또한 섹스보다는 부부간에 주고받는 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간혹 답답하고, 외골수 적인 남편의 성격이 답답하기는 했지만, 가족을 위하는 남편에게 큰 불만은 없었다. 

다만 승우와 인연이 시작되며, 왜 남편은 좀 더 자신을 여자로 위해주며 아껴주지 않은지 아쉬움을 느껴갔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승우와 입맞춤을 나누고 난 후 더 커졌다. 그런 입맞춤을 남편이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그런 입맞춤은 물론이고 좀 더 살가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자신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승주는 그런 이유가 자신의 행위를 덮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조금 전 자신이 벌인 일은 너무 큰 잘못이었다. 

그래도 아쉬웠다 

남편이 아닌 승우에게 다정스러움을 느끼고, 달콤한 입맞춤을 접하고, 남편은 주지 못했던 섹스의 짜릿함까지 전해 받은 이 순간이 너무 아쉽기만 했다. 

‘디링!’ 

바로 그 순간 문자 알림음이 들렸다. 

‘미안해요.’ 

짧은 한 마디였다. 

그 짧은 한 마디를 승주는 몇 번이고 계속 읽었다. 

무슨 이유로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안 보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와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승우의 문자를 확인하던 승주가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뭐해요?’ 

그냥 보내보는 문자였다. 

승우도 자신처럼 마음이 복잡한지 궁금했다. 

‘그냥 답답해서 가게 나왔어요, 몸도 좀 괜찮은 것 같아서···.’ 

결국 승우도 자신처럼 마음이 복잡하다는 생각을 하며 승주는 다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바빠요?’ 

‘아뇨, 며칠 못 나와서 서류 좀 보려고 나왔어요. 곧 들어 갈 겁니다.’ 

‘저녁은 어떻게 할 거에요?’ 

‘모르겠어요. 그냥 시켜 먹던가 해야죠.’ 

승우의 문자를 확인 한 승주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조금 전 자신이 보아온 주방 식탁위의 장바구니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승주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 

‘같이 저녁 먹을래요. 나도 혼자 먹기 싫은데.’ 

조금 의외의 문자를 보낸 승주가 승우의 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왜 혼잔데요?’ 

승우의 문자를 확인하고 잠시 망설이던 승주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 

‘모두 여행 갔어요, 1박2일로····.’ 

문자 마지막에 보낸 점들이 많은 것을 내포한 듯 보였다.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사줄게요.’ 

‘식당은 안 돼요. 아는 사람 만날지도 모르고.’ 

문자를 보내고 승우에게 바로 문자가 오지 않자 승주가 내심 긴장한 얼굴로 핸드폰을 응시하고 있었다. 일 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문자가 왔다. 

‘괜찮으면 다시 올래요. 내가 저녁 해 줄게요.’ 

문자를 읽으며 승주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위해 저녁을 해준다는 말이 낯설었다. 그래도 다정한 편이었지만 남편은 주방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랬기에 남편에게 얻어먹은 건, 간단한 계란 프라이나, 라면이 고작이었다. 아니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차려 놓거나 말이다. 

승주는 문득 궁금했다. 

승우가 자신을 위해 어떤 저녁을 차려줄지를 말이다. 

‘이따가 다섯 시쯤에 갈게요.’ 

‘알았어요.’ 

무슨 생각일까, 

왜 승주는 다시 승우의 집에 가겠다고 한 것일까. 

승우의 집을 나와 시장을 보면서 고뇌하던 그 생각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승주가 순진한 것일까, 아니면 이제와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승주 자신이 먼저 약속한 삼 일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한 삼 일속에는 아까 나누었던 섹스가 포함되었음을 승주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약속한 그 삼 일이 존재하는 지금 그 어떤 머뭇거림이나 황망함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한 가지 승주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삼 일의 약속이 세 번의 섹스를 의미하지 않은 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건 승주의 순진함이 빚어낸 하나의 착각과도 같은 것이었다. 차라리 세 번의 섹스를 약속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렇게 쉽게 승우의 집을 다시 가겠노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승주는 오늘의 섹스는 아까의 섹스가 끝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세 번이 아니라 오늘을 포함한 삼 일임을 잊고 말이다. 

 

 

 

“먹을 만해요?” 

“네, 맛있어요.” 

남자가 차린 밥상 치고는 제법 근사한 밥상을 받은 승주는 맛까지 괜찮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자 승우가 만족하는 미소를 머금었다. 

사실 낮에 있었던 섹스의 기억 때문에 서먹할 수 있었지만 아까부터 괜히 이런 저란 말을 걸어오며 미소를 짓는 승우로 인해 승주도 머쓱함을 조금씩 잊어낸 채 식탁에 앉았었다. 하지만 깨끗이 지울 수는 없었다. 

어차피 삼 일을 약속한 지금, 승주는 이렇게라도 머쓱함을 푸는 것이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로가 약간 어긋난 생각을 하며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 저녁을 먹고 있었다. 한 번의 섹스로 인해 좀 더 다정한 사이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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